윤엽이의주접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09-04 (목)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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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이 2006-06-26

정남 백리 살 때 일입니다.

이맘때 였는데 풀이 엄청 자랏습니다.

낫질이 귀찮기도 하였지만 풀숲이 그렇게 싫지만은 않았습니다.

낮은 풀숲 안에 이것저것 어울려 자라는 것이 언뜻 언뜻 이상하게 맘을 편하게도 해주는것

이였습니다. 그렇지만

풀이면 기겁을 하는 동네 농사꾼 어르신들은 그렇지 않으셧습니다.

게을러서 그런거고 모기생긴다고 아주 질색을 하시는 겁니다.

만날때마다 풀좀 베라고 약좀 놓라고 하는통에 인사도 드리기 싫어 피해다닐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 어느날 좋은 생각이 났습니다.

염소를 한 마리 키우는 것 이였습니다.

어릴적 아버지와 흑염소들을 몰고 냇가 개울둑에 다니던 생각이 났던 겁니다.

저녘때 집으로 데려 올때 쯤이면 그 많던 풀은 다 없어 지고 콩자반 같은 똥들이 그 자리에 데구르 놓여 있었습니다.

당장 오산장에 가서 흑염소 한 마리를 사고 돌아오는길에 이름도 지어 주었 습니다.

제초.

제초는 정말 풀을 잘 먹었습니다.

제초가 하루를 보낸 자리는 둥그렇게 원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먼저 제일 좋아하는 키 닿는 나뭇잎을 먹고 그 다음 맛잇는 풀을 먹고 그다음 맛잇는 풀을 먹으면서 더 이상 먹을게 없으면 음메 하고 울다가 다음 원을 그릴 장소로 안옮겨 주면 우웨엑 우웨엑 하고 목청을 높였습니다.

몇일 지나지 않아 집 주위는 깨끗해 졌고 방문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제초의 자랑을 떠벌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낮에 그림 나부랭이를 하고 잇는데 우웨엑 우웨엑 하는 제초의 목소리가 해를 갈랐습니다. 벌써 다 먹엇을 리가 없는데 왜그렇지 줄이 엉켰나 그정도로 저렇게 울지는 않을텐데 불안한 맘으로 냅다 논둑을 달렸 습니다. 

그리고 맙소사 너무 놀랐습니다.

채 반도 그리지 못한 풀섶에 제초의 배는 에드벌른처럼 빵빵해져 있었고 우웨엑 우웨엑 단 서너마디 만 뱉어놓고 쭉 내민 혀는 이미 푸르게 굳어 버린 것 이엿습니다.

도데체 왜 이런건지 영문을 알수 없어 감지 못한 눈에 눈물이 빙둘러 거품져 있엇습니다.

그리고 검은털에 흐르던 윤기는 공중으로 순식간에 증발되고 말앗습니다.

죽엇습니다. 제초가.

제초를 밭둑에 뭍을때 멀리 약치는 농사꾼을 보았습니다.

그 먼데서 치는 약이 이곳까지 날라 온 겁니다.

그걸 안건 그날 저녘 제초가 그리지못한 풀밭에 풀들이 모두 눟렇게 타고 있는걸 보아서입니다.

제초가 제초제를 먹고 죽은것에 대하여 한동한 아무에게도 애기 하지 못했습니다.

제초를 제초라고 지은것에대한 후회와 슬픔을 말할수 없엇습니다.

해마다 이맘 껑충한 풀숲 들을 보면 늘 내가 잘못 지어준 제초 그 염소 생각이 납니다.

나와 눈 한번 마주치지 못하고 너무 짧게 산 까망이 염소에게 이 그림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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